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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상 받는 '장한 어버이' 김봉란씨 게재일 : 2008. 05. 09 13:08   
김봉란(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전국에 나 같은 부모가 수두룩할 텐데..분에 넘치는 큰 상을 준다니 쑥스럽습니다"

'장한 어버이'로 뽑혀 어버이날인 8일 국무총리상을 받는 김봉란(68.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씨는 큰 상을 받는 게 가슴 벅찬 듯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한 뒤 미군부대 사무원으로 일하다가 스물 네살 되던 해 충북도 내 가장 오지 중 한 곳인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위청골로 시집온 김 씨는 이 곳에서 산골 아낙네가 돼 평생을 흙에 묻혀 살고 있다.

가장 가까운 민가가 있는 마티마을까지 30여분을 걸어야 하는 그녀의 집은 말 그대로 하늘 아래 첫 동네.

지금은 승용차라도 간신히 통행할 수 있는 길이 뚫렸지만 10여년 전 만해도 옥천읍내를 왕래하려면 30리가 넘는 산길을 3~4시간 걸어야 했다.

김 씨는 이 곳에서 2년 전 작고한 남편과 함께 땅을 일궈 슬하의 3남2녀를 뒷바라지했다.

세종대(당시 수도사범대) 국문과에 입학하고도 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했던 그녀이기에 어떻게든 자녀들의 공부만큼은 시키겠다는 각오로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한 채 밭을 일구며 집안 일을 꾸렸다.

9천여㎡의 고추와 깨밭을 일구면서 10여 마리의 소를 기르는 틈틈이 토종벌을 치고 산나물도 뜯어 시장에 내다 팔며 자녀들을 뒷바라지했다.

추수철에는 몇 푼 더 받고 팔기 위해 고추와 깨를 가득 담은 자루를 머리에 이고 30리가 넘는 산길을 넘나드는 고된 삶을 통해 큰 딸을 제외한 네 자녀를 모두 대학까지 졸업시켰다.

기대에 부응하 듯 다섯 자녀 모두 바르게 자라 첫째와 셋째 아들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간부로 일하고 둘째 아들은 든든한 경찰관이 됐다.

두 딸도 좋은 집안에 시집 가 훌륭하게 아내와 엄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남편을 여읜 뒤에도 산골에 남아 혼자 생활하는 그녀는 먼발치서 봐도 첫 눈에 알아볼 만큼 허리가 'ㄱ'자로 굽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도 3천㎡가 넘는 고추와 호도농사를 지으며 소 2마리, 개 3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던 도시처녀의 첩첩산중 시집살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어떻게든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평생 낮잠 한번 자지 못하고 소처럼 일만 했다"는 그녀는 "'ㄱ'자로 굽은 허리는 고단했던 내 삶이 고스란히 담긴 인생의 훈장"이라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어린시절 문학소녀의 꿈을 접지 못하고 고된 농사를 짓는 틈틈이 40여년간 산골생활의 애환을 담은 수기를 써 모았다는 그녀는 "죽기 전에 그동안 쓴 글을 책으로 묶어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며 "벌써 정해 놓은 책 제목은 '내 남편은 농부'"라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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