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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시어머니 봉양..국민훈장 받는 한경남씨 게재일 : 2008. 05. 09 11:49   
한경남(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닙니까. 제가 특별히 잘한 것도 없는데 나라에서 상을 준다니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제36회 어버이날을 맞아 8일 오전 10시 부산 동구 범일동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국민훈장을 받는 한경남(62.여)씨는 홀몸이 된 시어머니를 40년간 봉양해온 소문난 효부다.

7일 오전 부산 사하구 괴정동 집에서 만난 한경남씨는 소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누구나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연쩍어 했다.

한 씨는 1968년 23살의 나이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오경환(68)씨와 결혼했다. 부부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슬하에 네 딸을 두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결혼 후 10년 정도 지났을 때 남편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뇌에 조그만 혹이 생겨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고 몸을 가누기도 어려워진 것.

가장이 된 한 씨는 집 근처 상가에 조그만 술집을 차려 남편의 병 수발을 들고 네 딸을 키웠다.

여성이 혼자 술집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술 취한 손님이 소리를 지르거나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이 오가는 경우도 많았다. 한 씨의 오른쪽 눈가에는 10여 년 전 손님들의 싸움을 말리다 구둣발에 밟힌 흉터가 남아 있다.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순하고 착하기만 한 남편이 병에 걸린 것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기도 했고요. 그래도 `주어진 운명이다'하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결혼한 지 20년이 가까워질 무렵 한 씨에게는 딸 하나가 더 생겼다. 선원으로 일하던 시동생이 알래스카에서 실종된 것. 시동생에게는 초등학교 4학년짜리 딸이 하나 있었다.

"동서의 재혼 얘기가 오가자 조카가 눈에 밟혔습니다. 시어머니도 조카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딸 하나 더 낳은 셈 치자'는 생각에 우리 집으로 데려와 키웠습니다"

다행히 조카는 한 씨의 네 딸과 친 자매처럼 어울렸다. 한 씨는 다른 사람에게 가족을 소개할 때면 `딸이 다섯'이라고 말한다.

지난 해 봄에는 시어머니 이옥순(97.여)씨에게 치매증상이 나타났다. 지금껏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견뎌온 시어머니가 쓰러지자 한 씨는 식사수발을 도맡고 용변을 받아냈다.

한 씨는 올해 2월 시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집 밖 나들이를 할 수 없는 시어머니가 적적해 하고 난방이 되지 않아 항상 두터운 이불을 쓰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서였다.

"병 치료에 좋을 것 같아 병원으로 모셨는데 불효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손수 어머니를 모시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나라에서 상을 준다니 정말 제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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