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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차기 서울교구장 김근상 신부 게재일 : 2008. 05.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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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상(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이기는 것이 진짜 신앙입니다."

지난 1월 대한성공회 제5대 서울교구장으로 선출된 김근상(56) 신부는 13일 주교서품식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로마 제국의 콘스탄틴 대제가 4세기 초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선언한 것은 교회에는 슬픈 소식이었다"면서 "세상 권력과 결탁할 때 교회는 빠르게 부패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중세시대 교회에 짙은 어둠이 깔렸던 것은 최고 권력자의 그리스도교 국교화 선언으로 교회가 자생력 없이 출발했기 때문"이라며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이기는 것이 신앙이어서 성공회는 어렵지만 그런 길을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성공회의 교구장 선출 방식에 따라 지난 1월 임시교구회의에서 성직자와 평신도 대의원 260명이 6차례 투표한 끝에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어 내년 1월 25일 은퇴하는 박경조 서울교구장 주교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키듯 잘나지 못한 사람에게 성공회를 지키는 소임이 주어졌다"면서 "못났지만 서로 잘 어울릴 사람이라고 여겨 교구장으로 뽑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성공회가 500여 년간 이어온 가장 큰 미덕은 어떤 사안이 생겼을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거쳐 합의점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라며 "교구장으로서 이러한 정신을 지켜 교회 안팎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대립을 화합하고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들어 종교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에 대해 성공회 사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우리 사회가 교회에 기대하고 있는 모습에 부응하기 위해 2017년 은퇴할 때까지 서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동료 사제, 교우들과 함께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성공회를 이끌어온 신앙의 정체성은 요한복음 구절인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성육신(成肉身) 사상에 닿아 있다"면서 "이는 이념적으로 볼 때 극우나 극좌처럼 한 색깔로 채색하기보다 무지개색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느슨한 일체감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회는 개신교계에서 진보적 노선을 걸어온 교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향을 드러내듯 세계성공회는 동성결혼 등 소수자 문제에 관대한 입장을 드러내 왔다.

세계성공회 주교들의 모임으로 영국 캔터베리에서 오는 7월 열리는 '람베스(Lambeth) 회의'에서도 동성애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김 신부는 10년마다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동성애자가 성직자로 서품되거나 동성애자끼리 결혼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다른 나라 성공회의 결정에 대해 관여하지 않으며 동성애자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 성공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 신부는 성공회 순교자 집안의 사제이다. 성공회 서울성당 주임사제를 역임한 외할아버지 이원창 신부가 6.25전쟁 때 평양에서 교회를 지키다 순교했으며, 아버지 김태순 신부도 서울성당 주임사제를 지냈다.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와 남편, 아들이 모두 성공회 신부였다.

서강대 화학과를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가톨릭대 신학부를 거쳐 성공회 성미가엘신학원을 졸업한 김 신부는 "어머니에게 신학교에 가겠다고 했더니 '어떤 여자 데려다가 고생시키려느냐'며 옷을 다리다 말고 다리미를 내던졌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대학 재학시절 운동권에 몸담았을 뿐 아니라 밴드 활동, 연극배우와 연출 활동 등 문화예술계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온 김 신부는 이런 모습 때문에 성공회 내부에서 '괴짜 신부'로 불릴 정도다.

김 신부는 "평범한 것을 싫어해서 아무일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사고를 치더라도 뭔가 일을 저지르는 사람을 좋아한다"면서 "교구장에 취임하면 젊은 사제들을 가난과 기아에 허덕이는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오지로 보내 사제가 이 세상을 위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느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교회와사회위원장, 통일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사회참여활동과 남북통일운동에 적극성을 보여온 그는 "외할아버지가 순교자였다거나 개인적으로 깊은 신학적 통찰이 있어서 통일운동을 한 것은 아니다"면서 "구체적 이유는 북한 주민들의 삶이 아프리카 빈곤국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다름 없다는 것에 슬픔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운동을 하면서도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인간에 대한 고통의 문제는 민족이나 동포의 차원과 조금 다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내년 1월 서울교구장 취임을 앞두고 이달 22일 오후 2시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주교서품식을 갖는다.

주교서품식에는 대한성공회 관구장인 박경조 주교와 초대 한인주교인 이천환 주교 등 역대 주교를 비롯해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성공회 주교와 영국, 미국, 호주 성공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권오성 목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김희중 주교 등 사회 각계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ckch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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