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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음악은 블루맨 그룹에 언어를 대신하는 표현 수단입니다. 블루맨들이 서로 교감하면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점에서 한국 음악과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10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치는 '블루맨그룹'에서는 한국인인 아이언 배가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블루맨그룹 창립 멤버인 그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 연주를 담당하는 8인조 라이브 밴드의 일원으로 무대에 올라 드럼 연주를 맡을 예정.
그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블루맨그룹에 음악은 언어를 대신하는 표현 수단"이라면서 "블루맨과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감정을 교류하면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점에서 감정에 기반한 한국 음악과도 닮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맨그룹은 음악을 통해 특정 문화나 언어에 상관 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공연 관람객 중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고, 심지어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보러오기도 합니다."
미국 태생인 아이언배는 재미 조각가 존 배 씨의 아들로 할아버지는 독립운동과 농촌운동으로 알려진 배민수 씨며, 증조부는 구한말 독립운동가로 활약한 배창수 씨다.
그는 미술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음악 뿐 아니라 미술, 무용 등 예술계 다방면에서 활약해왔다.
"예술 중 춤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어렸을 적 아메리칸발레씨어터(ABT)에서 발레를 배웠고, 이후 브레이크 댄스를 하면서 뉴욕과 유럽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브레이크 댄스를 통해 음악에 빠져들어 학창시절 록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그가 블루맨그룹에 동참한 것은 스무 한 살 때. 레스토랑에서 바텐더로 일하다가 매트 골드만(Matt Goldman), 크리스 윙크(Chris Wink), 필 스탠턴(Phil Stanton) 등 블루맨그룹 창립 멤버들을 만나게 된 그는 20년 가까이 이 그룹에서 드러머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음악을 작곡하고 PVC 등 폐자재를 활용한 독특한 악기를 만들어왔다.
지금은 블루맨그룹 뿐 아니라 팝 밴드 '피셔스푸너'(Fischerspooner)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뉴욕의 실험극 단체 '우스터'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부모님을 통해 한국적 문화와 친근해질 수 있었다"는 그는 "나 때문에 블루맨그룹이 한국적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면서 "특히 블루맨그룹의 음악은 한국적 성향과도 닮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과 1998년에도 한국에 와서 한국 음악가와 함께 소규모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에게 한국적 성향이 내재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구조적으로 짜여져 진행되는 서양음악과 달리 한국음악은 연주자끼리 감정을 교류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 서 있는 블루맨과 연주자가 감정을 서로 교류하면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블루맨그룹의 음악은 감정에 기반한 한국 음악과도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블루맨그룹의 규모가 커지면서 초기의 예술정신을 잃고 상업화되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블루맨그룹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투어공연을 위한 쇼를 만들다 보니 규모가 커졌을 뿐이지 소극장 공연의 정신과 예술적 요소는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다"고 답했다.
또 공연 개막일인 10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이 이슈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시위는 사회에서 필요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블루맨그룹의 첫 내한공연은 10일부터 2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2006년 대형공연장 용으로 제작한 '메가스타 월드 투어'로 세 명의 블루맨들이 '록 콘서트 완전 정복'을 위한 매뉴얼을 따라 하룻밤에 대스타가 되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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