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실용을 따지는 무한경쟁 시대에 사람들은 착하게 살라고 강요받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저는 이런 시대에 과연 '착하게 살면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외모 지상주의적 인식도 지적하고 싶어요."
1984년 아버지와 함께 '내 이름 예솔아'를 불러 유명해진 이자람(29)씨가 자신의 색깔을 입힌 '사천가'를 세 번째로 무대에 올린다.
사천가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재창작 작품이다.
이씨는 지난해 정동극장, 올해 의정부 국제 음악극 축제 무대에 이어 7월4-6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사천가'를 공연한다.
이씨는 고등학교 때인 1997년 판소리 '심청가'에 이어 2년 뒤 '춘향가'를 완창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는 국악뮤지컬 집단 '타루'를 결성했다. 밴드의 리드보컬, 기타리스트, 현대무용수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씨는 사천가를 연이어 무대에 올리는 이유에 대해 "제 이야기를 판소리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공 '셴테'의 삶을 통해 작게는 이씨 자신, 더 나아가서는 요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브레히트의 원작은 선인과 악인의 대립, 고통받는 여인의 삶 등을 통해 현실비판적 인식을 나타낸 작품. 이씨는 원작의 배경인 사천을 21세기 서울로 옮겨왔고 '셴테'는 뚱녀 '순덕'으로 바꿨다.
이씨는 "이른바 '뚱녀'는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소리라고 하면 심청가, 춘향가 등 전통적으로 내려온 다섯바탕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이씨의 이런 설명은 새롭게 다가온다.
이씨는 "전통으로 이어져 온 판소리 다섯바탕도 중요하지만 자유롭게 노래했던 옛 판소리꾼의 정신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판소리에는 동시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그 속에는 창작하던 쟁이들의 '그 무엇'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 시대를 풍자하는 목소리가 들어있는 게 판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판소리꾼은 자신의 시선으로 관객과 교류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이씨는 "다른 판소리꾼이 '사천가'를 선보여 이 작품이 '심청가'처럼 계속 공연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독일 극단과 '마탄의 사수'와 '춘향가'를 접목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 현대무용 등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만5천원. ☎02-708-5001.
jsk@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