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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번 도전 끝에 운전면허 딴 김임식씨 |
게재일 : 2008. 07. 04 1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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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김지선 기자 = "아들에게 합격증을 보여줬더니 저보다 더 좋아하더군요."
양 다리 소아마비로 목발을 짚어야만 걸을 수 있는 신체장애 1급인 김임식(55.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씨가 130번 도전한 끝에 2일 운전면허 2종 보통 학과시험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합격점수는 62점으로 커트라인인 60점을 간신히 넘겼지만 감귤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김 씨에게 운전면허 학과시험 합격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버스를 타려면 집에서 30분 넘게 목발을 짚고 걸어가야 하는 고행길이어서 자동차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 김씨에게 운전면허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지난 99년 7월부터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한 김 씨는 글을 몰라 일반인과 달리 경찰관이 시험문제를 읽어주는 구술학과에서 시험을 봤지만 청각마저 좋지 않아 시험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고모(55) 씨가 2006년 6월 138번 만에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하자 '이대로 그만 둘 수 없다'고 생각한 김 씨는 더욱 더 공부에 매달렸지만 129번이나 떨어졌고, 10년 동안 한달에 1번 이상 시험을 보느라 들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꿈을 이룬 김 씨는 "58점을 받아 아깝게 고배를 마신 것도 두 번이나 된다"며 "지난 2006년부터 DVD로 또박또박하게 시험문제를 읽어주고 보여준 게 합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00년 고혈압으로 쓰러진 아내와 사별한 뒤 대학교 4학년인 아들과 단둘이 살아온 김 씨는 가장 먼저 아들에게 합격증을 보여주며 밝게 웃었다.
김 씨는 "합격하자마자 자동차를 사겠다"며 앞으로 남은 기능, 도로주행 시험 합격의 의지를 다졌다.
제주운전면허시험장은 김 씨에게 행운의 열쇠를 증정해 합격을 축하했다.
sunny1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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