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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리나 강수진 씨 "내 발은 못 보여줘" |
게재일 : 2008. 08. 08 1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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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1985년 동양인 최초 세계적 권위의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 우승. 1986년 세계 5대 발레단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최연소 단원 입단. 2007년 독일의 '캄머탠저린(Kammertanzerin, 궁정무용가) 동양인 최초 칭호 수여 등 '동양인 최초'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 없는 발레리나 강수진 씨.
그의 나이는 보통 발레리나의 정년으로 불리는 35세를 훌쩍 넘긴 41세다.
그가 제4회 부산국제무용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4일 신라대 무용실에서 중고생 발레 꿈나무들에게 특별강습을 마치고 나오는 강씨를 만나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현역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과 발레의 의미 등에 대해 물어봤다.
기자는 인터뷰에서 강 씨의 솔직한 언변과 아름다운 외모,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굳은 살과 뭉개진 발톱, 상처투성이의 '아름다운' 발은 끝내 볼 수 없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고생 발레 유망주들을 가르쳐보니 소감이 어떤가.
▲아이들이 예전하고 다르다. 많이 발전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선배로서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이제는 아이들이 콤플렉스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라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만의 발레를 할 수 있다.
--발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발레는 종합예술인 만큼 한 가지를 꼽을 수는 없다. 발레는 아름다운 예술이고 음악 등 여러가지 지식이 필요하다. 공부를 절대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발레는 몸동작 뿐만 아니라 아는 만큼, 머리 속에 든 지식에서도 아름다움이 나온다. 테크닉은 물론 삶의 지식도 중요하다.
--발레는 자신에게 있어 무엇인가.
▲발레는 제 삶이다. 발레에서 삶을 배우고 삶에서 발레를 배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레를 하면 할수록 발레가 더욱 재미있다. 덩달아 삶도 재미 있어지고 있다.
--국제 무용계에서 최고령 발레리나다. 비결은.
▲비결이라..음..어렸을 때부터 제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순간순간 100%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공연하는 것이 비결일 것이다.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레가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는 거다. 난 예전보다 발레하는 것이 더욱 즐겁다. 또한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은퇴 시기는? 그리고 이후의 계획은.
▲은퇴의 시기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팬들을 위해 공연하고 팬들과 함께 발레를 즐기고 싶다. 은퇴 이후의 계획은 역시 그때가서 정하겠지만 발레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코치로 나서든 무얼 하든 간에 내 재능이 좀더 있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강 선생의 '못난 발'을 보고 싶다. 토슈즈를 벗고 보여줄 수 있나.
▲한 때 알려지긴 했지만 이제는 안된다. 남편밖에 보여줄 수 없다(웃음). 사생활이기 때문이다.
win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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