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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미추 '리어왕' 연출 이병훈 |
게재일 : 2008. 08. 14 1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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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연출가 이병훈이 극단 미추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고전 '리어왕'을 내달 4-1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한일 합작연극 '강 건너 저편에'(2002)를 연출했던 이씨가 '농업소녀'(2005) 이후 3년여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극단 미추와는 '사천 사는 착한 사람'(1996)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이다.
이 연출은 "원작의 주제에 충실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힌 인물과 사건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압축하면서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무대에 오르는 셰익스피어 연극은 원작을 지나치게 훼손시켜 내용을 알 수 없게 만든 작품이 대다수예요. 하지만 저는 원작을 압축하고 우리 언어로 쉽게 바꾸되 원작의 뼈대는 더 견고하게 해 작품의 깊은 의미를 살릴 예정입니다."
'리어왕'은 늙고 나약한 리어왕이 세 딸들에게 자신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시험하면서 시작되는 비극이다.
리어왕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28가지 이상의 주제를 담고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연출은 여러 주제 중에서 현 시대에도 여전히 통할 수 있는 '세대간의 갈등'을 부각시킬 예정. 이 주제 안에서 인간이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깨달음을 얻게 되는 여정이 그려진다.
"젊은 세대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에게는 현대적인 감각의 검은 의상을 입히고 기성세대에게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혀 시각적으로 대비시킨 것도 세대간의 갈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그는 설명했다.
무대는 한국 전통의 요소를 살리면서도 특정 시대와 배경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셰익스피어 원작 자체가 시대가 정해져 있지 않고 모호하거든요. 조선시대 누각 경회루를 응용해 정원을 배경으로 가운데 마루를 깔고 기둥 네 개를 세울 예정입니다. 이는 셰익스피어 극장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죠."
마치 극장 같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어리석은 광대 같은 인간 군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리어왕 역은 극단 미추의 창단 동인인 정태화 씨가 맡는다. 아울러 최용진(콘월), 서이숙(광대), 조정근(켄트) 등 극단 미추의 배우들이 모든 배역을 맡을 예정이다.
극본 배삼식. 미술 박동우. 작곡 김철환. 1만5천-3만원.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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