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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 반대운동 레이먼드.제프리 교수 |
게재일 : 2008. 09. 19 1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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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성 구매자를 처벌하고 성매매 여성들을 피해자로 인정하는 한국의 성매매 방지법은 국제적인 관심을 끌면서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성매매 방지법 시행 4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문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제니스 레이먼드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레이먼드 명예교수와 쉴라 제프리 호주 멜버른 대학 사회정치학 교수는 17일 종로구 안국동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성매매 방지법을 높이 평가했다.
레이먼드 교수는 1994년부터 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CATW)의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제프리 교수는 1994년 CATW 호주지부를 설립하는 데 앞장섰다.
두 사람은 모두 성매매를 비롯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겪은 뒤 반(反) 성매매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오는 여성의 40%는 폭력으로 인한 상해를 입은 사람들이었고 특히 성폭력이 많았어요. 폭력이 여성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현장에서 목도하고 나서 의사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의대생이었던 레이먼드 교수는 당시의 경험으로 여성 폭력의 문제는 보건의 문제가 아닌 성정치학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정치학과 의료윤리학, 여성학을 공부하게 됐다.
영국에서 포르노그래피 반대 운동을 하던 제프리 교수는 성매매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합법화된 호주로 와서 성매매가 정상적인 산업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CATW 호주지부 설립에 나섰다.
제프리 교수는 "성매매를 합법화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호주가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부패한 경찰이 하는 단속은 믿을 수 없으니 아예 단속할 필요가 없도록 합법화했지만, 합법 업소는 20%도 안됩니다. 불법 영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거기에서는 조직 범죄와의 연계를 비롯해 더 심각한 유형의 범죄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는 "경찰이 아닌 주 의회가 하는 일이란 세금을 들여 사립탐정을 고용하는 것이고, 성매매 여성들에게 주지하는 '안전수칙'은 성행위의 폭력성 정도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기고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합법화의 실상"이라며 섣부른 합법화 논의를 경계했다.
레이먼드 교수는 "한국의 성매매 방지법이 피해 여성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국가가 직접 제공하고 구매자를 처벌함으로써 강력한 성매매 근절의지를 보인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입법 이후의 후속조치를 지켜봐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경찰은 대체로 남성 조직의 성향이 강하고, 일반적으로 성 구매자들과 공감하는 측면이 큽니다. 경찰과 검찰, 판사 등 법 집행자들을 제대로 교육해 문화를 바꾼다면 훨씬 많은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장안동 사건' 등 최근 한국의 이슈를 전해 듣고 경찰의 단호한 단속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대대적인 단속이 왜 이 시점에 이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 정부의 일회성 전시행정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일부 성매매 업주의 자살에 관심이 쏠리면서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은 훨씬 더 취약한 상황에서 자살이라는 선택에 노출돼 있고 자살률도 훨씬 높지만 언론을 통해 잘 언급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18일 오후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성매매 방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통합적 전략 모색'을 주제로 열리는 전문가 회의에 참석해 '성매매방지 정책과 성평등의 연관성'(레이먼드), '산업화된 성매매와 여성의 성착취'(제프리)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과 여성부가 주최하고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탈(脫) 성매매지원프로그램에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는 줄리 빈델과 가톨릭대 김인숙 교수도 참석해 양국의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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