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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혼' 불어넣는 브라질 한글학교장 |
게재일 : 2008. 10. 02 1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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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우리말을 제대로 못하니까 한국인의 정신세계까지 잊는 것 같아요."
이역만리 남미의 브라질에서 '이과수 한글학교'를 운영하는 교민 임영옥(42.여)씨.
임씨가 운영하는 한글학교에서는 최근 임씨의 두 아들을 포함해 14명의 아이가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렀다.
작년에는 첫 도전의 부담 때문에 등급을 낮춰 도전, 초급을 모두 통과했고 올해는 등급을 1-2단계씩 올려 도전에 나섰다.
이 학교가 문을 연 것은 4년 전. 갈수록 모국어를 잊어만 가는 아이들을 걱정하던 교민들이 십시일반 월세와 운영비를 갹출, 현지 기술학원 한쪽에 교실을 마련했다.
말이 학교지 30여㎡ 남짓 되는 교실 한 칸은 20여개 책상과 걸상도 제대로 놓기도 비좁을 정도다.
교민 가운데 3명의 자원봉사자가 기꺼이 '선생님'을 하겠다고 나섰고 교장은 이민 14년째인 임씨가 맡았다.
고국의 지인들로부터 필요한 책을 얻거나 인터넷 교육사이트를 뒤져 읽기, 쓰기 등 교재도 만들었다.
교실 벽면 한쪽에는 초등학교 국어, 사회 등 교과서와 전과, 수업교재 등을 비치한 조그마한 책장도 갖췄다.
무료 교육도 생각해봤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는데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월 1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우리 정부로부터 `재외동포 한국어교육 지원비'도 받아 경비 걱정을 조금 덜었지만 아직도 부족하기만 하다.
임씨는 "교민들의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가 2세 모국어 교육"이라며 "우리말을 잊어버리니까 무엇보다 한국인의 정신세계, 정체성까지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20여명의 학생 가운데는 한국인과 결혼한 현지 여성도 있다는 임씨는 "직접 한글을 배워 2세에게 가르치겠다는 이 여성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국인 학교가 외국인에게도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를 전파하는 창구가 됐으면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전문계 특성화 학교 육성을 위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을 방문한 전남도교육청 연수단은 이 한글학교를 방문해 노트 등 학용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nicep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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