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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첫공연 '뇌성마비 퍼포머' 강성국 |
게재일 : 2008. 09. 29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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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과 함께 공연을 많이 했는데 울산에 같이 올 기회는 없었네요. 듣자하니 KoPAS 울산공연 당시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다는데 기대가 됩니다"
'국내 유일 뇌성마비 장애인 퍼포머' 강성국(28). 매년 국내에서 수 차례 공연을 열고 해외에 까지 얼굴을 알리는 그에게 '장애인 행위예술가'라는 수식어는 진부한 느낌마저 준다. 그런 그가 오는 26일 '2008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개막공연에 출연하기 위해 울산을 첫 방문한다.
이번에 공연할 작품은 2006년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 등에서 선보인 그의 대표작 '몸시(몸으로 쓰는 시)'. 강성국은 이 작품에서 신체적 장애에 가로막혀 사랑하는 이에게 온전히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는 한 청년의 애끓는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몸시'는 사실 제 이야기예요. 제 공연 대부분이 그렇지만요. 좋아하던 여성이 있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장애인-비장애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때 심정을 담아 만든 작품이죠."
장애를 주제로 한 그의 퍼포먼스에서 관객들은 어느 공연보다 큰 진실함과 감동을 마주한다. 그의 공연에서 눈물을 쏟는 관객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공연시간 20분이 채 안 되는 '몸시' 역시 그 같은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다.
"사실 제 몸이나 행동 하나하나는 어떻게든 '장애'라는 단어와 동일시될 수밖에 없어요. 스스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고요.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장애를 예술로 승화하는 데 저만한 적격자가 또 있겠어요? '장애인 인식개선 워크숍'과 같은 사회적 활동까지 함께 벌여왔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죠."
그러나 예술가로서 언제까지 '장애'라는 주제에 매여있을 수 만 없음을 그 역시 모르지 않는다. 좀 더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직접 기획과 안무를 맡아 오는 10월 3~4일 이틀간 서울 홍대앞 씨어터제로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 무용극 'if' 역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시선으로 장애를 바라보자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주위에서 '장애 이야기는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지적을 종종 받아요. 제가 뭘 표현하든 어두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아름다움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슬슬 만들어보라는데, 아직 내면에 상처가 많이 남아서 쉽지 않네요. 고민은 많이 하고 있어요."
지난 2003년 9월 KoPAS 실험예술제 '몸으로 말하다' 출연을 계기로 퍼포먼스에 입문한 강성국은 매년 춘천마임축제와 한국실험예술제 등 각종 크고 작은 공연에서 모습을 알리며 퍼포먼스계에서 독특한 입지를 다져 왔다.
stnsb@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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