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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밀키웨이' 다역 맡은 정은표 |
게재일 : 2008. 10. 15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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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20년 전 막연히 배우를 꿈꾸던 제 모습을 떠올리며 그 때의 열정을 되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대학로로 돌아온 김명곤의 연출작 '밀키웨이'에서 의사와 면장, 지사장 등 '일인다역'을 맡은 배우 정은표는 20년 전 젊은 열정으로 가득차 연극을 시작했던 때를 떠올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오기 전에 지방 극단에 잠시 몸 담은 적이 있었어요. 아무것도 모를 때라 프로필에도 적지 않는데, 그 때 이 작품에서 '사내'역을 했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고 그냥 했었다는 사실만 생각나지만, 그 비슷한 열정이라도 찾아낼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네요"
그가 김명곤 연출을 만난 것은 12년 전 나문희, 김민희 등과 함께 출연했던 연극 '어머니'에 이어 두번째.
"20대 중후반이니까 잘 모르고 열심히 할 때였는데 제의를 해 주셨습니다. 그 땐 선생님 앞에서 말도 못하고 멀리서 우러러봤던 기억이 있고, 작품도 잘 됐었는데, 제가 연락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이 작품으로 만날 때까지 뵌 적이 없어요"
그는 "장관하실 때 TV에 나오시는 걸 보면 '좋은 연출가나 배우, 작가로서의 능력을 놔두고 왜 저기 가 계실까'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다시 돌아오셔서 이번 작품을 제의했을 때 아직 날 잊지 않으셨구나 싶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연습은 기본적인 설정과 선을 맞추는 작업이 끝난 상태. 이제 남은 것은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정은표는 "전라도, 경상도 사투리는 물론 '지사장'의 세련된 사업가 말투까지 모든 언어와 몸짓에 정은표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역을 맡은) 태호 형이 하는 것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요. 저랑은 표현 방법이 다르지만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놀라는 거죠. 그런데 웬만하면 형이 하는 것을 안 보려고 해요. 닮아가면 제 것을 잃어버릴까봐서요"
그와 짝을 이뤄 연기하는 이동규는 그를 '연습벌레'라면서 "다른 팀이 연습하고 있을 때도 '놀면 뭐하냐, 연습하자', 밥을 시켜 놓고 기다리면서도 '놀면 뭐하냐, 연습하자'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잘 못하니까 열심히 하는 거고 동규씨가 잘 해줘서 그런 것"이라며 겸손한 멘트를 내놓고서도, "연습이 잘 되는 이유는 연습할 때 (남자들만 있으니) 한 눈 팔 데가 없어서 대본만 열심히 보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oyy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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