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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에서 무료 한자교육하는 인천 설환성씨 |
게재일 : 2008. 10. 02 1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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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대낮부터 술판이 벌어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아파트 경로당이 천자문 외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서당으로 탈바꿈했다.
인천 남동구 간석3동 두진아파트 경로회장인 설환성(71)씨는 지난 2002년부터 아파트 내 경로당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을 대상으로 7년째 무료 한자교육을 하고 있다.
경로당은 노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다 매일 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이면 한문 교육의 교실로 변한다.
이 곳은 노인 10여명이 매일 밤낮 없이 술을 마셔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이었다. 그러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아파트 내 할머니들이 설 씨를 찾아가 경로당 분위기를 바꿔달라고 눈물로 호소했고 설 씨가 경로당에서 한자를 가르치면서 이제 '술판 경로당'은 옛말이 됐다.
지난 여름에는 한자능력검정시험 2∼6급에서 모두 6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무료로 한자를 가르쳐 준다는 입소문을 듣고 일부러 이 아파트로 이사오는 주민까지 생겼다.
설씨는 자식들이 준 용돈을 아껴 직접 만든 교재를 프린트해 나눠주면서 그동안 70여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프린트 잉크값도 만만치않지만 "봉사하는 건데 돈을 어떻게 받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설 씨는 경로당에서 뿐 아니라 간석동의 새화유치원에서도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주 3차례 한자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훈장인 할아버지에게서 천자문을 배웠던 설 씨는 꾸준히 공부해온 한자 실력을 밑바탕으로 기업체 연구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이제는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설 씨는 1일 "점점 사람들이 한자를 잘 모르는데 어린 아이들이 한자를 열심히 배울 때면 정말 뿌듯하다"면서 "힘이 닿는 데까지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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