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결정적 순간의 대화' 저자 그레니 |
게재일 : 2008. 10. 24 14:05 |
 |
|
 |
|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구성원 하나하나는 모두 똑똑한데 그 구성원들로 이뤄진 집단은 똑똑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습니다"
최근 국내에 잇따라 출간된 '결정적 순간의 대화'(시아출판사 펴냄)와 '결정적 순간의 대면'(김영사 펴냄)의 저자인 조셉 그레니는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레니는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바이탈스마트는 미국 리더십 교육 회사 중 랭킹 7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병원을 예로 들어볼까요. 의사와 간호사들은 고도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지만 미국에서는 의료인력의 실수 때문에 매년 10만여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실수가 전해에도, 그 전해에도 되풀이됐던 똑같은 실수라는 겁니다"
그레니에 따르면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르려 할 때 아무도 그 일이 잘못됐다고 지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의사가 실수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 실수에 개입할 확률이 12%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은 잘못된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극히 꺼리는데 그걸 해결해야 성과를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는 이렇듯 잘못된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로 인해 조직 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는 방안으로 '결정적 순간의 대화'(crucial conversation)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결정적 순간은 일이 잘못되어 가는 바로 그 순간이다. 그때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이야기한다면 문제를 막을 수 있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까봐, 혹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라는 식의 생각 때문에 나서서 잘못을 지적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이 그가 이야기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다.
그레니는 현재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미국발 금융위기도 결정적 순간의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에서 1년 반 전쯤 모기지회사인 페니메이의 대표와 융자회사인 컨트리와이드 대표의 대화에 대한 기사를 봤습니다. 페니메이의 대표는 고위험군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압박을 가했고 이에 컨트리와이드의 대표는 불안감을 느꼈지만 제대로 그 문제를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불안감을 느낀 컨트리와이드의 대표가 이때 페니메이의 대표에게 고위험군에 대한 대출의 위험성을 제대로 지적했다면 오늘날 페니메이가 유동성 위기 끝에 사실상 국유화되는 등의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상사나 어른의 말에 '토를 달기 어려운' 한국의 정서에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적용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레니는 문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인들이 남 앞에서 거침없이 말하는 것 같지만 미국인들도 '시끄럽게 조용하다'라고 해야 할까요. 남의 등 뒤에서나 말하지 본인 앞에서는 막상 아무 이야기도 못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문제는 어느 문화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도요타의 경우 상사와 다른 시각을 가진 부하직원이 제대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성과를 거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레니는 또 북한과의 대화에서도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위해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다가갈 것을 강조했다.
"양자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의견이 안 맞아서가 아니라 '저쪽은 원래 그래'라는 선입견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상대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맞는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제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