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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 도전 시각장애인 송경태씨 |
게재일 : 2008. 10. 17 1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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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처음 마라톤을 시작할 때 여기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장애인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송경태(47.시각장애 1급) 관장은 요즘 아침마다 2시간씩 안내견 '잔디'와 함께 억새 물결이 넘실대는 전주천변을 뛰며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극한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관문인 남극 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아르헨티나 최남단을 출발해 킹조지섬, 디셉션섬 등을 거치며 250여km를 달리는 남극 마라톤 대회는 영하 30도를 밑도는 체감온도와 곳곳에 숨어있는 크레바스(빙하 사이의 깊은 틈) 때문에 세계 4대 사막 마라톤 대회 가운데 가장 어려운 코스로 불린다.
남극 마라톤 대회는 중국의 고비 사막,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대회를 완주한 마라토너에게만 출전자격을 준다. 그는 2005년 사하라 사막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고비 사막 대회, 지난 4월 아타카마 사막 대회를 모두 통과했다.
이번 대회에서 완주하면 그는 세계에서 스물여덟 번째로 '극한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다.
오는 11월24일부터 7일간 열리는 남극 대회에는 전 세계 15개국에서 27명이 참가하며 장애인은 송 관장이 유일하다. 지난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지성(35)씨가 송 관장과 길이 1m의 '생명줄'을 연결해 함께 달린다.
1982년 군 복무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의 시력을 잃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사회복지학으로 전공을 바꿔 대학에 다시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점자 주간지 기자로 일하던 그는 지난 2000년 전주에 시각장애인도서관을 열고 점자판 '전국여행 가이드북' '아동문학 전집' 등을 발간하는 한편 2006년부터는 전주시의원으로서 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펴고 있다.
장애인과 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도서관' 건립을 준비 중이라는 송 관장은 "장애인으로서 겪는 일상의 어려움에도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또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을 얻는다"고 말했다.
te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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