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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대회 도전' 수원 청년 조리사 |
게재일 : 2008. 10. 24 1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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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수원의 한 20대 청년 조리사가 오는 12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요리대회 한국대표로 선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며 시청 인터넷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필관(28)씨는 지난 19일 국내 한 가전기업이 주최하는 세계요리대회 국내예선에서 한국대표 4팀 중 한 팀으로 선정됐다.
50개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그는 프리랜서 조리사 염정필(34)씨와 팀을 꾸려 해물과 떡볶이, 스테이크를 결합한 '해떡스'라는 요리를 선보였다.
TV드라마 '식객'의 '랍스터 떡볶이'를 연상시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깔끔한 식탁배치가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미 온라인에서 요리분야 파워 블로거로 이름이 알려져 있고 오프라인 동호회 활동을 통해 고정 팬도 확보하고 있다.
3년째 운영 중인 그의 블로그 '어설픈 음식쟁이 피피케이' 접속 횟수는 30만회에 육박하고 있고 그가 올리는 레시피(조리법)에는 많게는 60-70건의 댓글이 붙는다.
가정집 냉장고 속에 있을 법한 재료들을 볶고 끓여 선보인 '해장용 해물 최루탄 라면'에는 1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는 자신의 요리감각에 대해 "조금은 타고 났고 조금은 후천적인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오래 전부터 식당을 운영했지만 외환위기를 만나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중학교 때에는 축구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도 가입비 200만원이 없어 포기해야 할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
그는 "고교생 시절 나이를 속이고 간이주점에서 일하며 손님시중 보다 시간당 200원 더 주는 설거지를 자처했는데 그게 첫 실전 경험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돈을 빌려 등록금을 내고 아르바이트로 벌어 갚으며 어렵게 전문대학 식품조리과를 졸업한 그는 군에 입대해서도 취사병을 지원했다.
2개의 레스토랑과 호텔 주방장을 거친 그는 2년 전부터 퓨전요리 주점을 운영하면서 수원 맛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맛동호회 회원들과 전라도 장터를 누비며 시골 된장을 고르거나 소래포구에서 제철 생선을 구입해 이런 저런 방식으로 조리해 나누면서 정기적으로 고아원을 찾아 요리봉사도 하고 있다"며 "가끔은 식당을 개업하는데 도와달라는 컨설팅 요청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요리가 국적 불명이고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는 지적에 "그게 바로 딜레마"라며 "그러나 몇 시간 걸려 만드는 대단한 음식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3개월 전부터 부모님이 빌라주택을 장만해 가족이 다시 모여 살게 됐고 그 집 융자금을 보탤 정도 제 형편도 나아졌다"며 "40대에 주차장이 있는 음식점 건물과 벤츠 자동차를 갖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세계대회에서 수상까지 하면 좋겠지만 생애 첫 해외여행을 공짜로 하게 된 것도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직 한 일보다 할 일이 많은 청년이다.
kt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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