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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천사' 한용호 동두천 119구조대장 |
게재일 : 2008. 11. 07 1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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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3일동안 하수도에 갇혀 있다 구조된 아이가 일년이 지나 생일잔치를 한다며 연락이 왔을 때 구조대원으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소방서 안에서는 뛰어난 상황판단을 갖춘 베테랑 구조대장으로, 밖에서는 남다른 선행과 봉사로 주위의 귀감이 되는 소방관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동두천소방서 119구조대장 한용호(50) 소방위.
한 소방위는 1980년 공채로 소방에 입문해 1995년 의정부소방서 119구조대로 발령나면서 구조대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구조대로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삼풍백화점 사고 현장으로 파견나갔고 502명이 유명을 달리한 현장의 기억은 이후 그의 소방관 생활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가르침이 됐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모두 구조하지 못했을 때 안타까움이랄지 아쉬움이 떠나질 않는다"며 "조금만 더 빨리 찾았더라면, 조금만 더 구조인력이 많았더라면.."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이후 그는 항상 대원들에게 구조대원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일하기에 더 많은 이들을 삶의 영역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능력을 갖추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소방위는 자신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 주변의 힘든 사람을 지나치지 못한다.
그는 일곱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정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야학에서 공부해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어머니마저 간암으로 투병하다 그가 26살 되던 해 유명을 달리했다.
그 후 한 소방위는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장모를 위해 처가에 들어가 11년동안 장인, 장모를 친부모처럼 모시고 살았고 1994년 간암에 걸려 돌볼 사람이 없던 둘째 형을 5년 동안 병 수발한 뒤 형이 세상을 뜨자 초등학생 조카를 친딸처럼 키웠다.
그의 선행은 가족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한 소방위는 1990년 소방검사를 위해 YMCA 장암사회복지관에 나갔다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을 본 뒤 봉사를 시작해 직원들과 함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목욕.김장봉사와 야유회 버스 지원활동에 나섰다.
3년 전부터는 독거노인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고 올 초부터는 볼리비아의 어린이 한 명과 자매결연을 맺어 매달 2만원씩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그는 "2만원이면 제게 큰 돈은 아니지만 그 아이에게는 한달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쑥스러운듯 웃었다.
2004년 2월 도봉산으로 산악구조를 갔다가 겨울 산길에 미끄러지면서 다리를 다쳐 잠시 구조대를 떠났던 한 소방위는 5월 다시 구조대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구조대원은 나이제한이 있어 이번이 마지막으로 구조대에서 활동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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