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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가에 명함 내민 심바루 |
게재일 : 2008. 11. 21 1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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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봉급쟁이 중 상위 1%안에 드는 억대 연봉의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화랑가에 최근 예명 '종합예술인 심바루'라는 명함을 내밀고 있는 괴짜가 있다.
본명은 심준보에릭(46). 외국어대 영어과를 다니다가 연극배우, 개그맨 등 이른바 '딴따라' 세계에 눈을 돌린 사실을 어머니에게 들켜 본의 아니게 미국으로 유학, 뉴저지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글로벌하게 직장생활을 했다. 그 과정에서 캐나다 영주권을 따면서 '에릭'이라는 서양 이름이 원래의 이름인 심준보에 추가돼 다섯자 이름을 갖게 됐다. AT&T, 워너브라더스 한국지사,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 부사장, 사이베이스365 동북아시아 사장 등이 과거 그의 명함이다.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의 원재준 대표 등 과거의 직장 동료들은 "워낙 특이한 분"이라고 그를 기억한다. 직장 생활 도중에도 숨겨진 끼를 주체하지 못해 틈틈이 DJ 등을 했으니 특이하다는 인상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재작년 직장생활을 때려쳤다.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아내는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아껴쓰면 살아갈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했다고 한다. 그리고 1년간 일식과 프랑스식 요리를 배웠다. 그러나 요리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이제 아티스트를 꿈꾼다.
현재의 그인 심바루는 워너브라더스 한국지사를 다닐 때 친분을 쌓았던 배우 출신의 미술작가 강리나(44)와 함께 아트 그룹 '월드비전커뮤니티(WVC)153'을 결성, 청담동 루미나리에 갤러리에서 '외계인 출입금지'라는 이름의 전시를 열고 있다.
"몇차례 강리나 씨의 전시를 돕다가 남들의 평가도 좋고 스스로 아티스트로서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괴짜답지 않게 건전하다. 행복은 재물이 아닌 마음 속에 있고 행복의 원천인 자연과 지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동화의 교훈에 맞춰 페인팅, 설치 등 작품 30여점을 만들어 전시장을 꾸몄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공동 작업인 동화 9편 중 '까마귀가 된 백로'는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철새이기를 포기한 채 겨울에 동굴 안에서 불을 피고 살던 백로들이 편한 것만 취하는 사람들처럼 실수를 했다고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제에 걸맞게 작품의 재료도 가급적 구석에 쓰지 않고 모아둔 물감이나 쓰레기장에서 주운 장난감, 버려진 전구 등을 최대한 재활용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심바루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전시다.
"20년간의 직장 생활은 똑똑한 척 매일 연기를 하며 살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웠죠. 이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이 세상에 소중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합니다"
그가 요즘 무엇보다 전하려는 메시지는 친환경이다.
심바루는 올해 겨울 강리나와 함께 명동이나 청담동에서 내복을 입고 걸어다니는 퍼포먼스도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기 보다 오래 사용하고 다시 사용해 인간의 소비가 지구에 끼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메시지를 퍼뜨리기 위해서다.
원대하게는 100만명에게서 '사랑합니다'는 말을 이끌어내 영상으로 찍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시는 11월30일까지. ☎02-3447-9500.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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