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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인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사장 |
게재일 : 2008. 11. 21 1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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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학교를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곳이 아니라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경인(42)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사장은 20일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가진 '문화로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 설명회에서 "아름다운 공간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람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면서 "이 같은 디자인 철학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겨야 할 곳은 학교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서울 강남에 있는 제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장에 갔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교 모습이 제가 다니던 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고, 어쩌면 그때보다 더 낡고 열악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경관.색채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공공디자인이 가장 필요한 곳은 학교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습니다"
일본 교토 대학에서 조경학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 이사장은 경기개발연구원 초빙책임연구원을 거쳐 2001년부터 경관.색채디자인 연구소인 ㈜브이아이랜드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초.중.고교는 어린이가 성인이 되기까지 하루평균 10시간가량 12년 동안 머무는 곳"이라며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기를 보내야 하는 학교공간이 너무 삭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능적 공간에 머무는 학교를 문화적 공간으로, 숨 막혀 탈출하고 싶은 학교를 활기차고, 살아 숨 쉬며,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때마침 문화부가 올해 초부터 '문화로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시범사업을 추진하자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사장을 맡아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첫 시범사업으로 올해 초부터 전주 양지중학교 내.외부 공간을 문화적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이에 따라 망가진 책.걸상과 먼지만 수북하게 쌓여 있던 빈 교실이 햇살 가득한 갤러리와 보드게임체험관, 차(茶)를 즐길 수 있는 한지쉼터 등으로 탈바꿈했다. 층별 로비와 복도도 문화적 공간으로 변신했다.
또 서울 수서동 대왕중학교와 경남 밀양시 무안중학교는 학생, 학부모,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기본 구상과 설계안을 마련해 꾀죄죄하고 냄새 나던 화장실을 산뜻하고 향기로운 문화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조형미 넘치는 변기와 세면기, 옷을 갈아입거나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 등으로 꾸민 화장실은 학생들이 가장 머물고 싶은 장소가 됐다고 김 이사장은 전했다.
이날 설명회에 배석한 이옥란 대왕중 교장은 "화장실을 문화예술공간으로 개선한 이후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조용해졌으며 이를 닦는 학생도 많아졌다"면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학생들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등 인성교육에 직접적 효과를 내고 있고 학력 신장에도 간접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렬 양지중 교장은 "학교 안에 마련한 한지쉼터를 일반인에게 개방해 다도교실을 여는 등 학교를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학교건물은 지금껏 정부 예산에 따라 일방적이고 정형화된 공간을 찍어내듯 지어왔다"면서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공간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함께 짓고 함께 가꾸어 나간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지자체와 민간기업 등의 후원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적지 않다"면서도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봉사하는 자세로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kch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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