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시각장애 최초 司試합격 최영씨 |
게재일 : 2008. 11. 28 14:09 |
 |
|
 |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뒷받침이 마련돼야 시각장애인들의 직업군도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25일 시각장애인으로는 사상 최초로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는 낭보를 전해들은 최영(27.서울대 법대 졸업)씨는 "축하한다"는 인사에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말부터 먼저 꺼냈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행성 질환으로 2002년 말부터 책을 읽을 수 없는 3급 시각장애인이 된 최씨는 이후 5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이날 1천5명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 입학시험과 2005년 2월 사법시험은 책을 읽고 치렀는데 그 뒤로는 힘들었어요. 남들은 교재가 나오면 서점에서 바로 구했지만 나는 그걸 일일이 남이 타이핑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읽어줄 때까지 2∼3개월을 기다려야 했어요. 오탈자가 나서 이해가 안 될 때는 짜증도..."
저시력 때문에 학업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던 최씨는 정인욱(1999년 별세.전 강원산업 회장) 복지재단이 제공한 문서 음성화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교재를 계속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단의 아르바이트생들이 교재를 일일이 타이핑해 컴퓨터에 입력해야 프로그램이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제때 얻을 수 없어 학업에 매진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는게 최씨의 설명이다.
최씨는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멀고 먼 이야기"라며 "이 때문에 대학 진학, 자격증 시험, 국가고시 등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도록 출판물과 관련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국공립도서관 등 공공기관이 저작권 유출 방지를 약속하고 출판사들로부터 원문파일을 사들여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제공하도록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최씨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라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정작 시각장애인들이 얻는 정보는 거의 없다"며 "무엇보다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시각장애인들의 직업군도 다양해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최씨는 "무슨 일을 할지 구체적인 생각은 아직 없지만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만은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