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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째 무료급식 봉사 황윤경 경장 |
게재일 : 2008. 12. 08 1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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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매월 넷째 주 목요일마다 그는 바쁘다. 한 달에 한 번, 이날이면 어김없이 대구역 뒤편 허름한 가건물에 보관된 조리도구를 꺼내 200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대구 성서경찰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황윤경(30·여) 경장.
작은 손길이나마 모아 어려운 분들의 식사를 돕자는 선배의 제의에 동료 경찰과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모여 `한민족을 사랑하는 모임' 봉사단을 꾸린 것이 지난 2002년의 일이다.
바쁜 일상 속에 날짜마저 잊고 지내는 그에게 봉사활동을 하는 날은 한 달이 흘렀다는 것을 알려주는 알람시계 같은 의미다.
넷째 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퇴근 후 발걸음을 재촉해 6시 반까지 대구역으로 달려간다. 작지만 뜻깊은 회비를 걷은 다음 산더미같이 쌓인 재료를 다듬고 커다란 밥솥 가득 밥을 짓고 있으면 7시가 조금 넘은 시각부터 저녁 식사를 기다리는 이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8시쯤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가며 급하게 간단한 저녁을 때우고 늦어도 8시 반 전에는 배식을 시작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배식을 하고 다른 쪽에서는 설거지를 하면서 눈코 뜰 사이 없이 일을 해도 뒷정리가 끝나고 집에 가면 11시가 훌쩍 넘는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6년 전,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손주까지 데리고 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뵈면서 이들에게 조촐하지만 항상 사랑을 담은 식사를 대접하자고 다짐했다.
직업의 특성 상 근무지를 옮겨다니면서도 "어르신들과의 인연은 끊을 수 없었다"는 그는 "겨울마다 찬 물에 손 담그고, 찬 바람 맞으며 밥을 하는게 힘들지만 `잘 먹었다'는 어르신들의 한마디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바로 어제가 결혼 2주년 기념일이었다"는 황 경장은 특별한 넷째 주 목요일이 될 올 크리스마스 저녁도 어르신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다. 몸이 아파서 움직이기 힘든 정도가 아니면 공휴일이라고 해서 봉사활동에 예외는 없다.
남편이 섭섭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평소 퇴근 시간이 늦어 함께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는 착한 남편이라 이해해 줄 것"이라며 웃었다.
오히려 크리스마스에는 종교단체나 봉사단체에서 캐럴 송 공연을 하거나 과일, 떡 등을 마련해주는 경우가 있어 이달에는 어르신들께 `디저트'까지 대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자신이 하는 활동은 아주 작은 봉사일 뿐이라며 겸손해하는 그는 "이달엔 특별히 더 큰 정성이 들어간 저녁 식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할거예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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