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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콩'의 伊 영화제작자 드 로렌티스 별세 |
게재일 : 20101112 02: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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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오스카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영화 제작자 디노 드 로렌티스가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11일 유족들이 밝혔다.
드 로렌티스 감독은 킹콩에서 한니발 렉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했다.
할리우드에 입성하기 전 페데리코 펠리니,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 이탈리아의 유명 감독들과 함께 작업해온 드 로렌티스는 2주 전부터 건강 상태가 악화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망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탈리아 국회의원과 로마 시장을 지냈고, 로마 영화제를 창설한 월터 벨트로니는 "영화계는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을 잃었다"며 "디노 드 로렌티스의 이름은 영화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애도했다.
드 로렌티스 감독의 조카이자 유명한 영화 제작자인 아우렐리오 드 로렌티스는 미국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로마에서 언론에 삼촌의 사망을 확인했다.
아우렐리오는 삼촌을 "영화를 삶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활용했던 지식인이었다"며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어린 소년시절부터 시작됐고, 1950년대의 마술같은 분위기 속에서 꽃피었다"고 술회했다.
아우렐리오는 "당시에는 TV가 없는 대신 영화에 대한 강한 매혹이 있었다"며 "디노와 함께 일하는 일에 대해서 말하자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즐거움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디노 드 로렌티스는 평생 5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했고,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유럽 영화계의 유명 인사들과 작업을 함께 했다.
20대에 영화계에 뛰어든 그는 이탈리아 전후 영화 붐과 네오-리얼리즘 장르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초기 작품 가운데 하나는 `리소 아마로(쓰디쓴 쌀)'은 1949년작의 고전으로 네오-리얼리즘의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1958년 펠리니 감독의 `라 스트라다'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38번 후보에 올랐다. 2001년에는 영화제작에 기여한 공로로 오스카에서 어빙 G. 탈버그 기념상을 받기도 했다.
또 2003에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드 로렌티스는 전설적인 이탈리아 희극 배우 토토와 알베르토 소르디 등과 가깝게 지내며 작업을 함께 했다.
1960년대에 드 로렌티스는 로마 인근에 `디노시타'로 알려진 영화 제작소를 설립, 미국 감독 존 허스튼을 기용했고, 이 스튜디오는 후에 `시네시타'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다.
할리우드로 옮긴 후 그는 1973년 알파치노를 출연시킨 영화 `세르피코', 1975년 로버트 레드포드와 페이 더너웨이가 출연한 `콘도르의 3일', 1976년 `킹콩', 2001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 등으로 박스 오피스를 점령했다.
그러나 그가 만든 영화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1984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각본과 감독을 맡은 과학 스릴러 `모래언덕(Dune)'은 흥행에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드 로렌티스는 1919년 8월 8일 나폴리 인근에서 파스타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1970년대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쓰디쓴 쌀'에 출연한 여배우 실바나 망가노와 결혼, 4명의 자녀를 뒀지만 나중에 이혼했다.
또 1981년에는 아들이 알래스카에서 비행기 사고로 숨지는 비운을 겪었다.
mange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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