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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원경찰 후원금' 닮은꼴 사건 처벌은> |
게재일 : 20101102 07:3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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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협로비 판례 보면 `대가성 인식' 입증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청원경찰법 개정을 앞두고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33명을 정치자금법, 뇌물수수 등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입법과 맞물린 후원금 사건을 다룬 판례를 보면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 9월 5천5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문석호 전 민주당 의원에게 벌금 1천만원에 추징금 5천560만원, 김선동 전 에쓰오일 사장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문 전 의원은 김 전 사장으로부터 에쓰오일의 제2공장 신설을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100만원, 직원 546명으로부터 1인당 10만원씩 모두 5천56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문씨가 보좌관 등을 통해 후원회 계좌를 사실상 지배·장악하고 있었으므로 후원회를 통해 금원을 받았다 해도 문씨 본인이 바로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에 대해서도 "내막을 모르는 직원들의 기부행위를 유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유죄로 나왔지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는 등 법리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했다.
이에 비해 로비 연루자에 대해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난 사례도 있다.
의료법 개정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장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경화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 전 의원은 제17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2006년 12월 장동익 당시 의협회장으로부터 의료법 개정안 등과 관련해 의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안을 심사하고 발언해 달라는 취지로 1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당시 후원금이 의협과 관련된 자금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병호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는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는다는 인식은 없었지만 이 돈이 의협과 관련된 자금인 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뇌물수수에 대해 무죄,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같은 유사 사건으로 미뤄볼 때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이 후원금을 받은 의원 33명을 처벌하려면 돈을 받은 시점에 의원들이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
하지만 의원들은 "10만원씩 들어오는 소액기부자 전부를 파악할 수는 없다" "청목회가 입금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돌려줬다"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어 수사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검찰 관계자가 "처벌이 이뤄진 사례도 있고 반대도 있다. 이번 사건은 (연루된 의원들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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