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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박테리아, 새 種의 진화 간접 조종 |
게재일 : 20101102 09: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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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랑초파리의 몸에 사는 박테리아가 파리의 페로몬에 변화를 일으켜 짝짓기 상대 선택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이런 방식으로 숙주의 새로운 종을 간접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네이처지 온라인판이 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진은 두 종류의 노랑초파리에게 각각 당밀과 전분을 먹여 실험실에서 키운 결과 예상대로 파리들이 자기와 같은 먹이를 먹고 자란 짝짓기 상대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노랑초파리들이 어째서 같은 먹이를 먹고 자란 상대를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먹이의 변화가 파리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보다는 파리의 몸에 공생하는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하고 실험을 계속했다.
이 연구는 진화의 원동력인 자연 선택이 숙주와 공생파트너를 별개의 존재가 아닌 하나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는 `홀로게놈' 가설을 근거로 한 것이다. 이 가설은 연구진의 일원인 유진-일라나 질버 로젠버그 부부가 지난 2008년 제기했던 것이다.
실험 결과 초파리들은 새로운 먹이를 먹기 시작한 지 단 한 세대 만에 짝짓기 대상에 대한 선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 영향은 무려 37세대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매우 빨리 나타나 오래 지속되는 영향이며 따라서 종의 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파리의 짝짓기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파리 자신이 아니라 박테리아임을 확인하기 위해 파리들을 항생제로 처리해 기생 박테리아를 완전히 제거했다. 그러자 파리들은 상대방의 먹이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짝짓기를 해 짝을 고르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 박테리아였음이 분명해졌다.
이들은 또 박테리아의 유전적 지문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락토바실루스(L.) 팔란타룸이란 박테리아가 이런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또 같은 종의 다른 개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페로몬을 조사한 결과 전분을 먹고 자란 파리들은 짝짓기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페로몬의 수준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은 "분석 결과를 보면 이들의 성 페로몬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조짐이 보이지만 이는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연 상태의 초파리 집단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또 박테리아가 어떻게 다음 세대로 연결되는지 찾아내기 위한 다음 단계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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